* 2022.01.17 백업+수정
* 리코마 캐해석이라기보다는 리키치에 대한 고찰
리키치가 코마츠다를 좋아하는, 짜증내면서도 자꾸 끌리는 이유는 자신과는 정반대인 타입에 대한 이끌림도 있겠지만 무의식적으로 코마츠다가 자신을 사랑해준다면 진심으로 자신을 1순위로 생각해줄거라는 걸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늘 생각하는 거지만 리키치는 애정결핍이 있을 것 같다.
솔직히 야마다 부부는 닌자로서는 훌륭한 스승이었지만 부모로서 정신적으로, 그리고 가정적으로 많은 케어를 해주었느냐고 한다면 애매하다고 본다. 작중 개그로 묘사되기는 하지만 야마다 집안에서 리키치의 포지션은 사랑받는 외동아들보다는 부모님 사이에 끼어서 둘을 중재하는 역할이 더 강하다.
…사실 리키치는 야마다 집안에서 완전한 외동아들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건 도이 선생님의 존재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도이 선생님은 덴조 선생님 입장에서는 거의 아들이나 마찬가지인 포지션일 수밖에 없는데 심지어 프리랜서인 리키치와 달리 같은 직장에 담당하는 애들도 같아서 사실상 친아들인 리키치보다 함께하는 시간도 많고 서로의 고충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다. 어떻게 보면 리키치는 흔히 픽션이든 현실이든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사랑받는 외동'의 장점은 쏙 빠지고 외동의 단점만 모아놓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자식이 부모 사이에 끼어서 치인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
어느 인간관계가 그렇지 않겠냐만은 특히 혈연관계는 이게 참 그렇다. 엄청 좋아하는 U로 시작해서 L로 끝나는 일드에서 나온 대사가 하나 있다. 살인사건의 절반은 친족간 살인이고 친족간 살인은 헤어질 수 없어서 일어난다. 헤어질 수 없기에 벼랑 끝에 몰려도 최악의 선택 밖에 할 수 밖에는 그런 관계. 마냥 따뜻하고 훈훈한 관계는 아니다.
요즘 시대에야 잘 끊어내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지만 혈연관계는 참 끊어내기도 무시하기도 그렇다고 거부하기도 힘든 관계다. 그런 관계에 끼어서 양쪽의 고충을 그대로 보고 듣고 공감하면서 자란다는 건 참 대단한 일이다. 리키치군에게 참 잘했어요 도장 10개 찍어주고 싶다.
가장 큰 문제라고 할까, 리키치의 가장 큰 고뇌는 리키치의 이런 상황과 입장이 딱히 누군가 잘못해서 이런게 아니라는 점이 아닐까.
나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부모로서 미숙한 점이 있었던 야마다 부부도 악인이 아니고, 야마다 집안에게 구원받은 도이 선생님이 악당인 것도 아니다. 우연과 상황이 겹쳐져서 점점 외롭고 힘든 마음이 쌓이고 그 마음은 풀 곳도, 갈 곳도 없이 그런 상태가 그냥 그렇게 쭈욱 이어지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20살을 넘긴 리키치는 피폐해진다는 츠도이도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다. 리키치는 말 그대로 지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인간관계에도, 일에도.
그런 리키치에게 성격은 천하태평, 닌자를 꿈꾸기에는 너무나 어리숙하고 못 미더운 코마츠다가 나타났다.
외형부터 성격, 심지어 출신까지 자신과 정반대인 사람. 리키치 입장에서 볼 때, 코마츠다는 보면 볼수록 짜증나는 존재였다. 닌자가 되고싶다며? 근데 이렇게 천하태평에 얼렁뚱땅 덜렁이여도 되는거야!? 거기다, 뭐? 위험하게 침입자면 무조건 쫓아간다고!? 하는 짓은 엉뚱하기 그지 없고 헤벌레 웃는 얼굴만큼 성격도 물렁하고 빈틈도 많은 코마츠다군은 보면 볼수록 짜증나지만 동시에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도 만드는 재주가 있어서 눈을 뗄 수 없지 않았을까.
불안함에 코마츠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이, 코마츠다는 한결같이 리키치에게 호감을 표현한다. 리키치씨는 대단해요! 리키치씨처럼 멋진 프로닌자가 되고싶어요. 어떻게 하면 리키치씨처럼 될 수 있을까요?
코마츠다를 보면서 리키치는 점점 코마츠다의 좋은 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항상 밝게 웃는 점. 명랑하고 상냥해서 사랑받는다는 점. 뭐든지 열심히 하는 점. 코마츠다는 어리숙하고 덜렁이여도 기회가 오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늘 웃음을 잃지 않는다. 면접기회가 오면 열심히 면접 연습을 하고 업무를 주면 실수를 하더라도 매뉴얼에 따라 FM으로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 너무 무리해서 수면부족이 될 정도로.
코마츠다는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아 실망하고 좌절하더라도 노력하는 걸 포기하지는 않는다. 지금이 만족스럽고 즐겁더라도 늘 자기 안의 1순위, 확실한 꿈이 있고 이걸 놓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사랑을 하면 자신의 꿈을 대하는 것처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도 1순위에 두고 최선을 다 한다. 멋지게, 능숙하게 상대에게 맞춰주는 연애는 못할지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서 자신의 애정을 보여주고 정성을 다해 사랑을 한다. 아플 때는 걱정해주고 슬퍼할 때는 같이 슬퍼해주다가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리키치는 코마츠다의 이런 점에 끌렸고 리키치에게는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자신을 1순위로 아껴주고 사랑해주면서 다음에는 분명 더 좋은 일이 있을테니 우리 같이 열심히 해보자고 말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 곁에서 늘 행복하려고 노력하면서 점점 행복해져야 한다. 리코마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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